일산노래방, 시간과 함께 걷는 공간의 흐름

오후 6시 40분, 조용한 입구 앞

정발산역 4번 출구에서 3분 거리.
유리문 뒤편으로 은은한 조명이 번진다.
입구 앞, 한두 걸음에 온도가 바뀐다.

문을 열자, 조용하고 따뜻한 공기가 맞아준다.
직원이 짧게 인사하고,
예약된 이름을 확인한 뒤 조용히 안내한다.

좌측은 단체룸, 우측은 조용한 룸.
끝으로 갈수록 발소리가 더 작아진다.

복도에 흐르는 은은한 음악,
조도 낮은 조명이 시선을 편안하게 잡아준다.

복도 끝의 방으로 안내된다.
혼자여도, 둘이어도,
그곳은 말없이 마음을 맞춰주는 곳이다.

문을 닫자 모든 소리가 잦아든다.
조명은 따뜻하게 내려앉고
테이블 위엔 주문했던 음료가 놓여 있다.

마이크는 이미 세팅돼 있고
음향은 한 번의 울림도 없이 단단하게 정돈돼 있다.

“준비됐습니다”는 말 없이도
공간 전체가 그렇게 말해주고 있다.

첫 곡은 리듬이었고,
두 번째 곡은 멜로디였다.

목소리가 룸을 가득 채우고
조명과 반주가 그 감정을 따라 흐른다.

매니저는 필요할 때만 조용히 움직인다.
무언가를 부탁하기도 전에
손이 먼저 반응하는 순간이 있다.

두세 곡을 더 부른 뒤
테이블을 정리하고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음악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고
방 안의 온도도 그대로였다.

“천천히 나가셔도 됩니다.”
작은 목소리 하나가 이 공간의 여운이 된다.

조명이 천천히 밝아지고
발소리는 조금 더 가벼워진다.

밖으로 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 참 감사하게 느껴진다.

그곳은
“기분이 좋았다”라는 말을 남기지 않아도
다음에 또 오고 싶어지는 공간이었다.